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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계, 정부조직 개편안에 기대감…“현장 전문가 참여 필요” (한국대학신문, 2017.06.06)

 

과학기술계, 정부조직 개편안에 기대감…“현장 전문가 참여 필요”

 

미래부 힘 들어가는 R&D 예산권, ‘선수심판론’ 나올까 신중론도

 

 

 

 

통합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문재인 대통령 ‘3무’ 회의 보며 긍정 전망 

참여정부 장관급 과기혁신본부의 차관급 ‘축소부활’ 실효성 놓고 우려

 

 

 

[한국대학신문 김정현 기자] 문재인정부의 정부조직 개편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과학기술계에는 기대감이 일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연구개발(R&D) 예산 조정을 관장하는 컨트롤타워로 거듭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다만 주무부처의 연구비 정책 관여를 두고 외부에서 제기되는 '선수심판론'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도 따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선 등 인적 구성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니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5일 발표된 정부조직개편안에 따르면 미래부 산하에 차관급의 과학기술혁신본부가 생기며 R&D 예산 심의, 조정, 성과 평가를 전담하게 된다. 2004년 참여정부가 차관급으로 설치했던 기구의 부활이다. 1차관실은 창조경제 업무를 새로 생기는 중소벤처기업부로 보내는 대신 인재정책, R&D정책 등 과학기술 업무를 도맡게 된다. 2차관실은 정보통신기술(ICT) 업무를 그대로 가져간다.

 

과학기술혁신본부는 기획재정부로부터 R&D 예비타당성 조사 권한을 넘겨받는다. 지출한도는 기재부와 미래부가 함께 정하되 정부출연연구기관 인건비와 운영비 조정권은 미래부가 갖는다. 본부장은 국무회의에 배석해 중요 정책결정에 참여하게 된다. 권한에 맞는 전문성 확보를 위해 주요 직위를 개방형으로 가져갈 계획이다.

 

중복기구 지적을 받아오던 과학기술 정책 자문, 조정 담당 상위 기구도 통폐합된다. 과학기술전략회의(대통령 직속), 국가과학기술심의회(국무총리 직속)가 폐지되고 대통령이 의장이 되는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로 기능을 모은다.

 

김소영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장은 R&D 지출한도 공동설정에 대해 “예산편성권은 가장 민감한 이슈로 기재부가 절대로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주의가 있었다. 소극적 변화로 끝났다고 비관할지 모르나 상당한 변화로 판단한다. 미래부가 R&D 예산 편성에 좀 더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호평했다.

 

다만 R&D 예비타당성 권한 이양의 경우 "권한이 기재부에 있었지만 (미래부 산하)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해왔기 때문에 이전에도 사실상 미래부의 정보 교환, 입장이 일정부분 반영됐던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영남대 전 총장인 노석균 바른과학기술사회실현을위한국민연합(과실연) 상임대표는 “예산에 관한 변화는 긍정적으로 본다. 미래부로 (권한이) 넘어와도 또다른 기재부가 되지 않도록 현장 전문가들의 참여가 중요하다”며 “지난 50년간 선진국을 쫒아갈 때 정부에서 예산을 정하는 하향식(탑다운)이었다면 이제는 자율성을 주고 전문가들이 알아서 하도록 해야 한다. 자율성의 핵심은 예산이다. 연구자 자율 연구비를 늘려달라는 게 현장의 핵심적 요구였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기대감과 동시에 외부로부터 공정성 시비를 받을까 조심스러운 기류도 느껴진다.

 

김명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은 “R&D를 가져온 것은 큰 변화다. 성격을 다 알고 있는 부처가 하는 것이 효율을 높이는 길이라는 이야기가 그동안 많이 있었다”고 바라보면서도 “당사자가 연구비를 나누는 것이기에 공정성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소영 원장은 “과학기술계에서는 기재부가 여타 분야와 다른 성격을 갖는 R&D 예산을 경제성 위주의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불만이 있었다. 지금 개편안에서는 예산편성을 미래부로 넘기는 게 아니라 기재부와 공동으로 가지며, 예산조정은 미래부가 원래 해오던 것”이라며 “결국 과학기술계가 얼마나 국민의 신뢰를 얻고, 가치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야 선수 심판론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분산됐던 자문기구의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통폐합은 긍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문재인 정부의 초기 수평적‧민주적인 국정운영 기조에 많은 기대가 모인다. 다만 위원회를 구성하는 인적 구성을 다양화하는 게 관건이 될 것으로 바라봤다.

 

노석균 과실연 상임대표는 “(인적 구성을) 서울-지방, 응용-기초, 대학-출연연 차별없이 배분해야 한다. 다 한 자리에 섞기 어렵다면 기구를 배분해서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 모든 이해관계가 잘 반영되도록 인적구성을 주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소영 원장은 “기존 자문기구에도 늘 대학 교수는 많으나 출연연이 R&D 규모나 연구원 수에 비해 과소 대표된다는 목소리가 있어왔다. 특정 대학, 교수의 입김이 아니라 과학기술 커뮤니티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격론을 벌이고 조정과 타협을 통해 합의를 모아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에서 3무를 이야기한 것처럼 자문회의 역시 정해진 결론, 계급장, 받아쓰기 없는 격론의 장이 되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반면 과학기술혁신본부가 차관급으로 축소‧부활하는 것에 아쉬움도 나온다. 참여정부 시절 혁신본부는 R&D 예산조정‧배분권과 함께 부처 간 정책조율,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거대과학의 실용화 업무를 담당했다. 이명박정부 출범과 함께 폐지된 뒤, R&D 예산조정권은 2011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2015년 박근혜정부의 과학기술전략본부(미래부 산하), 2016년 추가로 생긴 과학기술전략회의로 이동‧분산돼 왔다.

 

김소영 원장은 “규모나 조직 면에서 아쉬운 점이 없지 않다. 참여정부 때는 혁신본부의 위상이 꽤 높았으나 지금은 미래부의 하부 조직으로 구성돼 예전의 다부처 R&D 예산 조정 기능이 얼마나 강화될지 다소 우려된다”고 말했다. 따져보면 기존 미래부 1차관실의 연구개발투자심의관, 성과평가정책과를 과학기술혁신본부 내 국장급으로 올린 것이기에 실효성이 있을지 걱정된다는 분석이다.

 

 

 

 

 

2017.06.06  한국대학신문, 김정현 기자 ddobagi@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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